나는 달로 출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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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9791188569847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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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명

정민섭

출시일

2025년 08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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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상세 정보
ISBN 9791188569847(1188569848)
쪽수 240
크기 148*210mm
책소개
《나는 달로 출근한다》는 달 탐사선 하나 없던 나라에서 달을 연구하던 대학원생이 달 과학자가 되기까지의 여정,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와 여기에 실린 탑재체 폴캠의 개발 과정을 기록한 글이다. 2022년 6월 21일,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 성공. 곧이어 8월 5일 한국의 첫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 발사 성공. 우리나라는 누리호와 다누리를 쏘아 올리며 전 세계에서 인공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할 수 있는 일곱 번째 나라가 되었다.
다누리는 우리나라 최초로 지구를 벗어나 달을 중심으로 도는 탐사선이다. 한국은 다누리 발사로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목표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는 능력과, 다른 천체의 중력을 이용해 궤도운동을 할 수 있는 위성 정밀 제어 능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또 지구에서 40만 킬로미터 떨어진 위성을 조작하고, 그곳에서 얻은 자료를 내려받아 분석할 수 있는 통신 능력도 갖추었다.
올해 3주년을 맞이한 다누리는 지금도 달 궤도를 돌며 관측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다누리에 탑재된 여섯 기의 과학탑재체 가운데 전 세계 최초의 광시야 편광카메라(PolCam, 폴캠)가 있다. 폴캠은 달 전체 지도를 만들었고, 현재는 물체가 빛을 산란시키는 방향(편광)을 분석하여 달 표면의 편광지도를 만들고 있다.

《나는 달로 출근한다》의 저자는 역사적인 국가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겪은 이야기를 보고서처럼 건조하게 풀고 싶지 않았다고 말한다. 국내에서 열 명도 채 안 되는 달 과학자가 된 사연, 세 아이의 아빠이자 남편으로 연구와 육아를 병행한 시간, 폴캠 개발팀에서 일하면서 느낀 과학자와 공학자의 차이와 협업의 소중함, 원궤도와 임무 기간을 사수하기 위한 고군분투, 폴캠에 흘러 들어간 콧물 때문에 우주로 간 저자의 DNA 등 그 안에 숨은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우주는 더 이상 머나먼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어느덧 달 탐사선을 가진 나라의 달 과학자가 된 저자가 들려주는 우리나라의 지구 밖 첫 여정, 다누리의 개발 과정을 만나보자.
저자소개
삼형제의 아빠이자 외동아들, 달 과학자. 태어나길 이과로 태어났지만 문과로 죽기를 바라는 사람. enT^2P. 우주라는 이야기를 끝까지 읽고 싶은 독자. 충북대학교 천문우주학과를 졸업하고 ROTC 장교로 군에 다녀온 후 경희대학교 우주탐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우주와 은하의 생성 원리를 연구하다 운명처럼 달 과학으로 빠져들었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 다누리에 탑재된 광시야 편광카메라 개발에 참여했으며, 지금은 아르테미스 계획, 달 착륙선 탑재체 개발, 화성 탐사 임무, 소행성 탐사 임무에 참여하고 있다.
목차
추천사
저자의 말
PART 1 달로 가는 길
1장 달 탐사선 하나 없는 나라의 달 과학자
천문학, 그게 돈이 되나?
갑자기 달 과학을 해보라고요?
달 탐사선 하나 없는 나라의 달 과학자
달의 편광지도가 없는 이유
호수 옆 천문대
2장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 창고에서 시작된 달 과학
릭 천문대에 가다
세계 최고의 천문대 창고에서 시작된 달 과학
40시간이 넘는 하루
야생동물의 습격
독일에서 만난 귀인
3장 달 탐사를 꿈꾸다
첫 발표가 베스트
행성과학 어벤져스의 시작
4장 우리도 달에 갑니다
대한민국, 달 탐사 경쟁에 합류하다
3년 만에 달에 갈 수 있을까
뜬금없는 사전공모의향서 모집
엔지니어가 없는 과학탑재체 연구팀
과학탑재체 공모에 선정되다
다누리의 탑재체들
PART 2 우주탐사 과학탑재체 폴캠
5장 폴캠 개발에 돌입하다
천문연에서의 새로운 시작
복잡한 우주탐사 시스템 개발
첫 다누리 연구자 모임
과학탑재체, 우주 임무의 꽃
나는 과학자인가, 공학자인가 폴캠의 광학 설계 결정
폴캠 개발 과정에서 알게 된 과학자와 공학자의 차이
초심을 잃은 나
달 과학자는 순수하지 않은 과학자일까
원궤도를 사수하라
6장 다누리를 발사하는 날까지
무게 또 무게
우주탐사 분야에서 NASA의 영향력
시험 넘어 시험
우주로 간 나의 DNA
6년에 걸친 폴캠 개발의 끝
폴캠을 무사히 보내기 위한 최종 리허설
긴장 속 발사
First light, 찐빵?
달 사진 도착! 2번 카메라의 이상?
달 탐사를 넘어
출판사 서평
달 탐사선 하나 없는 나라에서 우주탐사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다!
2022년은 우리나라의 우주개발과 우주탐사 역사에서 아주 뜻깊은 해다. 6월 21일,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2차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8월 5일에는 한국의 첫 달 궤도 탐사선인 다누리 발사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는 누리호와 다누리를 쏘아 올리며 전 세계에서 인공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할 수 있는 일곱 번째 나라가 되었다.
다누리는 우리나라의 우주탐사 계획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다누리는 우리나라 최초로 지구를 벗어난 탐사선이자 달을 중심으로 도는 위성이다. 한국은 다누리를 통해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목표한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는 능력과, 지구 외 천체의 중력을 이용해 궤도운동을 할 수 있는 위성 정밀 제어 능력을 확보했다. 또한 지구에서 40만 킬로미터 떨어진 위성을 조작하고, 그곳에서 얻은 자료를 내려받아 분석할 수 있는 통신 능력까지 갖추게 되었다. 다누리는 1년간 예정된 달 탐사 임무 기간을 넘어 2025년 지금까지 잘 작동하고 있으며, 2028년 3월에 달 표면에 충돌하는 것으로 임무를 마칠 예정이다.
다누리에는 특정 과학 임무를 수행하는 총 여섯 기의 과학탑재체가 실려 있다. 그 가운데 전 세계 최초로 한국천문연구원에서 개발한 광시야 편광카메라, 즉 폴캠(PolCam)이 있다. 그동안 폴캠은 달의 전체 지도를 완성했고, 현재는 물체가 빛을 산란시키는 방향(편광)을 분석하여 달 표면의 편광지도를 만드는 중이다. 《나는 달로 출근한다》의 저자는 폴캠 개발팀에 참여하여 폴캠을 달로 보낸 달 과학자다.
달은 다시 인류의 무대가 되어가고 있다. 미국은 아폴로 계획 이후 처음으로 달에 사람을 보내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추진 중이고, 인도는 세계 최초로 달의 남극에 무인 탐사선을 착륙시켰다. 러시아와 일본도 연이어 달 표면에 착륙선을 보내고 있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첫 달 탐사선인 다누리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로서 그 과정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이 책은 단순하고 건조한 보고서가 아니다. 여기에는 한 과학자의 희로애락이 뒤섞인 숱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다누리에 폴캠을 실어 보낸
달 과학자의 눈물겹고도 거침없는 여정
저자는 중학생이 됐을 무렵부터 누군가 꿈을 물으면 항상 ‘천문학자’라고 답했다. 대학 천문학과를 나와 대학원에 진학해 은하 시뮬레이션 분야의 연구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공부한다. 그러다 지도교수님이 달 과학 연구를 권유하며 건네준 논문을 읽은 뒤 달에 새로운 매력을 느끼고, 국내에 열 명도 채 안 되는 달 과학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편광으로 한 연구가 거의 없는 것을 보고 저자는 달 표면을 편광 관측하여 자료를 분석하는 것을 연구 주제로 삼는다.
이후 한국우주과학회에서 대학원생으로 달 표면의 입자 크기를 이용해 달의 스월(자기장이 거의 없는 달 표면에서 상대적으로 자기장이 강한 지역)이 어떻게 생성되는지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게 된다. 이날의 발표는 저자의 인생을 크게 바꾸었다. 달 탐사의 필요성을 느껴 관련 연구자들을 모으고 있던 한국천문연구원의 최영준 박사가 발표가 끝난 뒤 찾아온 것이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만나 달 탐사용 편광카메라를 현실화시키기 시작한다.
2014년 9월 한국형 달 탐사 시험용 달 궤도선(다누리) 사업이 공식적으로 시작되었고, 2016년 1월에는 다누리에 실릴 과학탑재체에 한국천문연구원의 폴캠이 선정된다. 폴캠은 달 궤도 편광카메라다. 편광카메라를 이용하면 달 표면의 입자 크기, 거칠기, 공극률(암석이나 토양 안에 존재하는 빈 공간의 비율) 등의 유용한 정보를 알아내 달 표면의 진화와 우주 환경에 관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카메라의 과학 목표가 저자의 연구 주제로부터 발전한 내용인 셈이다. 이때부터 6년에 걸쳐 저자와 개발팀의 좌충우돌, 고군분투 그 자체인 폴캠 개발이 이루어진다. 본격적으로 폴캠 개발에 매진하기 위해 한국천문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 첫 번째 고비를 만난다. 당시 저자는 대학원생이자 결혼해 세 아이를 둔 아빠였다. 저자가 연구에 몰두하는 동안 세 아이의 육아를 홀로 감당하던 아내가 무너져버리고 만다. 그날 이후 조금이라도 육아를 함께할 수 있던 방법을 찾다가 새벽을 활용해 일하면서 적응해간다.
폴캠 개발팀에서는 과학자와 공학자의 차이로 인해 소통 문제를 겪는다. 대표적인 예가 폴캠의 관측(촬영) 시간 기록 문제다. 관측 시간은 곧 관측 위치로 변환되기 때문에 엄청 중요하다. 과학자는 촬영 시간을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순간이라 생각하고, 전자부 엔지니어는 셔터를 누른 후 영상 정보가 압축 완료된 시점이라고 판단하면서 장치에 오류가 생기기도 했다. 저자는 문제를 해결해가며 함께 일하는 시간이 쌓일수록 과학자와 공학자의 근본적인 차이를 이해하게 되었으며,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어느 날은 탐사선 개발팀으로부터 다누리의 임무 궤도를 원궤도에서 타원궤도로 바꿀 경우 폴캠에 생기는 문제를 분석해달라는 메일을 받는다. 다누리는 달 표면으로부터 고도 100킬로미터를 유지하는 원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이다. 반면 타원궤도는 달 표면에서 거리가 가까울 때는 100킬로미터, 멀 때는 300킬로미터까지 계속 변한다. 이렇게 거리가 계속 바뀌면 100킬로미터를 임무 고도로 설정한 탐사선의 카메라는 엄청 비효율적으로 바뀐다. 이 문제로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고, 원래대로 100킬로미터 고도의 원궤도를 유지하게 되었다.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 상상한 사람이 있을까? 우주탐사기기는 아주 높은 수준의 청결과 제어된 환경을 유지해야 하므로 청정실에서 제작하고 보관한다. 그런데 청정실에서 폴캠의 카메라를 시험하다가 저자의 마스크를 타고 흘러내린 콧물이 폴캠 안쪽에 스며드는 비상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콧물 하나 때문에 비상회의가 열리고, 폴캠을 분해하여 내부 클리닝 작업을 진행한 뒤 모든 기능이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 다음에야 안심한다. 어쩌면 폴캠 어디엔가 묻어 있는 저자의 점막이나 DNA가 궤도를 돌고 있을지 모른다.
2020년 12월 폴캠 개발팀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폴캠을 무사히 전달한다. 그리고 2022년 8월 5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 발사장에서 스페이스X 팰컨 9에 실려 달 궤도에 진입했다. 11월 28일, 발사 후 약 4개월이 지났을 때 역사적인 폴캠의 퍼스트 라이트(첫 관측)가 이루어진다. 다누리는 지금도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염원이던 달 궤도 임무를 수행 중이다. 폴캠 역시 성실하게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
“폴캠은 다누리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때까지 매일 달 표면의 편광 사진을 전송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폴캠이 보내오는 과학 자료를 통해 신이 우주에 감춰둔 진실을 하나씩 찾아낼 것이다.” 달 탐사선 하나 없던 나라의 달 과학자가 마침내 달로 위성을 보낸 과학자가 되었다. 《나는 달로 출근한다》는 꿈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온 한 과학자의 여정을 통해 우리의 마음까지 설레게 만들 것이다.

달을 넘어 태양계 행성에
위성을 보내는 과학자가 계속 나오려면
과학 탐사선을 달까지 보낸 나라는 전 세계에서 일곱 개국뿐이다. 달까지 갈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것은 태양계 어디든 탐사선을 보낼 역량을 가졌다는 말과 같다. 다누리를 통해 심우주탐사를 할 수 있는 능력까지 확보한 것이다. 그러나 다누리는 우리나라 우주탐사의 시작일 뿐이다. 《나는 달로 출근한다》는 다누리로 뿌린 씨앗을 거대한 나무로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라고 강조한다. 미국과 인도, 러시아는 우주탐사 사업의 지속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아주 좋은 예다.
미국은 아폴로 계획 이후 개발된 기술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압도적인 우주탐사 강국이 되었다. 인도는 GDP가 우리나라의 약 12분의 1에 불과한데도 꾸준히 우주탐사에 대한 투자를 이어갔다. 그 결과 인도는 세 번이나 달 탐사선을 보내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선을 보낸 나라가 되었다.
러시아는 우리의 훌륭한 반면교사다. 한때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첫 유인 우주비행, 첫 달 탐사선 발사에 성공한 우주탐사의 선두주자였지만, 미국과의 우주 경쟁에서 밀려난 후 탐사 분야를 단절시킨 결과 2024년, 무려 50년 전에도 성공했던 달 착륙에 실패하고 말았다.
달을 넘어 우리나라의 우주탐사가 발전하려면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에 위성을 보내는 과학자들이 계속 나와야 한다. 미국처럼 우주탐사에 국가의 역량과 자본을 총동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 다누리를 개발하는 동안 달 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과 우주산업에 적극 뛰어드는 기업이 늘었다. 인적?물적 토대가 더욱더 확장될 수 있도록 최소한 지금까지 이룩한 것을 잃지 않기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나는 달로 출근한다》에는 이 책이 우주탐사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지속시키는 디딤돌이 되길 바라는 저자의 소망이 담겨 있다.
책속으로
어른들의 반응은 그다지 열성적이지 않았다. 누군가는 애정 어린 시선으로, 누군가는 한심하다는 시선으로 되물었다. ‘천문학? 그게 돈이 되나? 공부해서 판검사가 되거나,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에 들어가 월급이나 따박따박 받으며 사는 게 행복이다.’ 어른들의 30퍼센트는 이렇게 말했고 69퍼센트는 무관심했으며, 1퍼센트의 어른들만이 진심으로 나의 꿈을 지지해줬다. 그 1퍼센트가 나의 부모님이었다. -18쪽
달은 모든 흔적을 오롯이 가지고 있다. 달에는 비가 내리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으며, 강도 바다도 없다. 덕분에 한 번 생긴 흔적은 사라지지 않고 오랜 시간 동안 보존된다. 마치 지구 역사의 백업처럼. 비도 바람도 강도 바다도 없이 고요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가장 역동적인 연구 분야라니 매력적이었다. 며칠간 읽은 논문들에 담긴, 우리가 할 수 있는 연구 주제에 관해 지도교수님과 몇 시간 동안이나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그 대화 끝에 나는 달 과학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24쪽
왠지 이번에는 진짜 우리나라가 탐사선을 만들어 달에 보낼 것만 같았다. 유력 대통령 후보 모두 달 탐사를 강력하게 주장했고, 언론이 크게 보도하면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본이 달 탐사뿐만 아니라 기술적 난도가 높은 소행성 탐사까지 성공했으며, 지속적으로 우주탐사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었다. 우리의 영원한 라이벌인 일본의 우주탐사 성과가 알려지며 범국민적으로 달 탐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미국이 명왕성 탐사를 하면 ‘역시 대단해’ 하고 말지만, 일본이 하면 ‘우리는 뭐해’ 하는 것이 대한민국이다. 이후 한국형 달 탐사 시험용 달 궤도선KPLO, 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다누리) 사업이 2014년 9월, 예비타당성조사를 마치고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 -89~90쪽
우리 팀이 제안한 폴캠은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달 궤도 편광카메라다. 편광 자료는 달 표면의 입자 크기, 거칠기, 공극률(암석이나 토양 안에 존재하는 빈 공간의 비율) 등의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유용한 자료이며, 처음 제안했을 때 많은 해외 연구자의 환영과 관심을 받았다. 편광카메라를 이용하면 달 표면의 진화와 우주 환경에 관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고, 처음 시도되는 관측기기라서 큰 과학적 성과가 기대되는 과학탑재체다. -111~112쪽
우주탐사 임무는 우주에서 어떤 정보를 얻을지 결정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과정은 과학자가 주도한다. 과학자는 탐사 대상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어떤 과학 장비가 필요한지 고민하고, 이것이 곧 임무의 목표가 된다. 과학 장비가 수집한 데이터는 탐사 임무의 결과물이다. 수집한 데이터는 탐사 대상의 과학적 사실을 밝혀내며, 미래의 우주탐사를 더 정밀하고 발전된 방식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그래서 탐사선의 과학탑재체를 임무의 시작이자 목표이고, 결과이자 미래라고 하는 것이다. 물론 아무리 훌륭한 과학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과학탑재체를 탑재한들 탐사선이 탐사 대상에 도달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 공학자들은 이 탐사 임무를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든다. 과학은 공학을 토대로 자라나는 꽃과 같다. 공학이 튼튼하고 풍성하지 않으면 과학은 크고 아름답게 꽃피울 수 없다. 또한 공학은 과학적 사실로부터 출발한다. 양자역학에 대한 이론적 지식이 없었다면, 오늘날 양자컴퓨터의 개발 원리를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과학과 공학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하는 공생관계다. -140~141쪽
탐사선 개발팀은 울며 겨자 먹기로 과학탑재체 개발팀에 타원궤도 임무를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위성의 궤도는 탐사 임무의 목적에 따라 결정된다. 다시 말해 궤도가 달라지면 수행 가능한 임무도 달라지고, 다누리가 타원궤도로 바뀌면 모든 과학탑재체가 임무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말이다. 실제로 다누리의 모든 탑재체에 대해 타원궤도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임무가 실패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탐사선 개발팀은 다시 원궤도를 유지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결국 이 문제는 뒤에서 설명할 달 전이궤도를 바꾸면서 연료를 보존하게 돼, 원래대로 100킬로미터 고도의 원궤도를 유지하게 되었다. -181쪽
폴캠의 1번 카메라 시험이 끝나고 2번 카메라를 시험하기 위해 일어났다. 카메라를 고정한 볼트를 풀어 다른 카메라가 광원을 보게 하려면 깊숙한 쪽 볼트를 풀어야 했다. 몸을 숙이던 중 마스크에서 무언가 주룩 하고 흘러내렸다. 순간 몸이 굳었다. 아래를 보니 마스크를 타고 콧물이 폴캠의 비행 모델 안쪽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당황한 나는 폴캠의 전원을 분리하고 광학용 티슈와 알코올을 가져와 닦아냈다. 하지만 복잡한 구조 안쪽으로 스며든 부분은 닦아낼 수 없었다. 상황을 파악한 뒤 시스템 엔지니어인 문봉곤 박사님에게 연락해 상황을 설명했다. 박사님이 급히 달려와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전자 기판 쪽까지는 침투하지 않았고, 알루미늄 케이스 내부와 틈새만 오염된 상태였다. 작동에 이상이 생긴다면 수억 원의 비용이 추가되고 수개월의 일정이 연기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콧물 때문에 회의가 열렸다. 최영준 박사님과 문봉곤 박사님, 나 이렇게 셋이 콧물 문제로 모여 앉았다. 비염 증상으로 시작된 현재 상황과 마스크 안에 고인 콧물이 흘러내린 경위를 설명하며 자괴감이 몰려왔다. -204쪽
관측 시간이 너무 짧아서 긴장된 마음을 진정시킬 틈도 없이 자료 처리 완료 메시지가 떴다. 곧바로 이미지를 열어보니 우주의 어둠 속에 지구와 달이 찐빵 모양으로 환히 빛나고 있었다. 지구로부터 70만 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폴캠이 보내온 첫 신호가 내 컴퓨터 모니터에 처음으로 나타났다. 당연히 폴캠이 잘 작동할 것이라 믿었지만, 실제로 확인하니 발사가 성공한 후에도 마음 한편에 남아 있던 작은 걱정이 드디어 해소되었다. -228~229쪽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달에 위성을 보낸 국가가 되어 우주탐사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정부는 이에 발맞춰 NASA 같은 우주탐사 전담 기관인 우주항공청을 개청하며 본격적인 우주탐사 시대의 문을 열었다. 산업계의 발전은 더욱 눈부시다. 다누리 사업 초기에는 우주용 탑재체를 다뤄본 경험이 있는 국내 산업체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지금은 우주 발사체와 달 탐사 로버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이 생겨났고, 국내 대기업들 또한 우주산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다누리를 통해 우리나라의 우주탐사 생태계는 수많은 인적·물적 씨앗을 뿌렸다. 그러나 이 씨앗들이 온전히 싹을 틔워 나라를 지탱하는 큰 고목으로 성장하려면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236쪽